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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뇌우뇌 타령 - 이젠 잊기로 해요
  • 2023-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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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극우뇌"라는 표현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GG브레인파워연구소라는 기관에서는 좌뇌-우뇌 구분을 세분화해서 이런 특징을 보인다고 했답니다.

 

 

 


 

GG브레인파워연구소는 <세계적 천재들도 너만큼 산만했단다>라는 제목의 책에서 좌뇌와 우뇌의 비율(인지 과정 기여도)에 따라 극우뇌인, 강우뇌인 등 7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습니다. ⓒ 프리윌출판사 

 

 

 

교육 분야에 흔히 "좌뇌형 인간은 논리적이고 분석적, 우뇌형 인간은 창의적"이란 속설이 꽤 유행했습니다. 아직도 유행하나요? 뇌 유형을 구분하기 위해 전문가가 만들었다는 31문제짜리 테스트가 있는가 하면, 심지어 그림 속의 말이 걷는 방향이나 마네킹이 도는 방향으로 뇌 유형을 구분한다는 테스트도 번지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두뇌 유형에 따라 교육 방법이 다르다고도 합니다.

 

과연 이런 좌뇌형-우뇌형 인간 구분법이 얼마나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살펴 볼까요?

 

논리적이고 분석적인 '좌뇌형'과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우뇌형'으로 구분하는 좌우뇌형 인간 구분법은 지난 198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로저 W. 스페리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의 인간 분리 뇌 연구와 그의 제자인 마이클 S. 가자니가가 정립한 '인지신경심리학'에서 비롯됐습니다. 이들은 뇌 절단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좌뇌와 우뇌가 서로 다른 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을 알아냈습니다. 이들에 따르면 좌뇌는 언어와 논리적, 분석적 사고를 담당하고, 우뇌는 주로 직관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를 담당한다는 것입니다.

 

이후 후속 연구들(?)에서 많은 콘텐츠를 생산해 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그림도 볼 수 있습니다.

 

 

 


 

https://metabiz101.tistory.com/6989922

 

하지만 최근 뇌과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은 좌뇌형‧우뇌형 인간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며, 좌뇌와 우뇌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서로 협력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인 바바라 러더포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UBC) 교수는 지난 2016년 국제학술지 '뇌와 인지(Brain and Cognition)'에, "단순 작업일 때는 문자 작업은 왼쪽 뇌, 공간 작업은 오른쪽 뇌 어느 한쪽만 쓰는 게 더 효율적이었지만, 복잡하거나 어려운 작업을 할 때는 좌우 뇌 상호 작용의 이점이 더 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좌뇌형과 우뇌형이 따로 있다는 입장에 반대하는 증거로는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1. 양쪽 뇌의 협력과 연결: 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좌뇌와 우뇌는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며 작동합니다. 많은 작업은 양쪽 뇌의 다양한 영역이 연계해서 수행됩니다. 이를 통해 감정, 언어, 공간 지각 등은 다양한 뇌 기능이 통합되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2. 개인 차이의 다양성: 뇌의 기능과 구조는 개인마다 차이가 매우 큽니다. 어떤 사람들은 언어 처리를 주로 좌뇌에서 수행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우뇌에서도 언어와 관련된 활동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좌뇌형"이나 "우뇌형"으로 간단하게 분류하기 어렵다는 점을 나타냅니다.

 

이처럼 좌뇌형 인간과 우뇌형 인간이 따로 있다는 주장은, 좌뇌와 우뇌의 기능 차이를 과장한 속설일 뿐입니다. 이제 더 이상 과학적 근거가 없는 통설에 기대어 자녀 교육이나 인재 육성을 하려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글: 비에스씨 연구소)

 

 

전체 글은 비에스씨 공식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sc_hr/223192318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