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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면접은 웬만하면 하지 말고 차라리 인성검사를 잘 활용하라고요?
- 2023-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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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회사에서 면접전형 시 ‘인성면접’을 합니다. 꼭 인성면접이라는 표현을 쓰지는 않아도 조직가치적합도를 평가하겠다든지, 팀워크나 근성을 보겠다든지 한다면 이 역시 인성면접의 일종으로 간주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앞에 열거한 특성을 면접에서 평가하고 싶다는 고객사가 많은데요, 오늘은 이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채용 과정이나 면접에서 평가하고 싶어하는 특성의 범주를 크게 인지적 특성과 정의적(affective) 특성으로 나누어서 생각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여기서 인지적 특성은 대개 지식이나 사고력 등을 포함합니다. 정의적 특성이란 용어는 일상에서 잘 쓰지 않는데요, 감정이나 정서를 포함하고 있고, 강도, 대상, 방향을 포함할 때 정의적 특성이라고 합니다. 그냥 쉽게 생각해서 태도, 흥미, 가치관, 정서, 자아존중감, 동기, 성격 등은 대개 정의적 특성에 해당한다고 보아도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
즉, 인성면접은 정의적 특성의 평가에 해당합니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이 왜 중요하냐면 어느 쪽 특성이냐에 따라 평가하는 방법에서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입니다.
일찍이 크론바흐(Cronbach, 1970)는 인지적 검사를 가리켜 최대수행(maximum performance)이라는 말을 사용했습니다. 인지적 검사에서는 평가대상자가 자신이 갖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비해 정의적 영역의 평가에서는 어떤 사람의 일회성 행동이 아닌 반복적인 행동 패턴을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전형적 수행(typical performance)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이를 이어받아 메시크(Messik, 1979)는 평가 도구에 정답이 있는 인지적 평가와는 달리 평가 도구에 정답이 없는 정의적 특성의 평가에서는 반응의 정확성(correctness)으로부터가 아니라 반응의 일관성(consistency)으로부터 추론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유명한 진술을 남깁니다.
쉽게 말해서 정의적 특성은 단일 반응으로는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반응의 일관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평가대상자에게 유사한 질문 여러 개를 제시하고 반응하게 하거나, 아니면 유사한 여러 상황에 평가대상자를 노출시킨 후 반응을 관찰해야 합니다.
반복 측정으로 정의적 특성을 평가하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방법으로 크게 관찰법과 자기보고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로린 앤더슨(Lorin W. Anderson)은 이 두 방법의 잠재된 문제점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 바 있습니다.
정보수집 방법 |
잠재된 문제점 |
해결책 |
관찰법 |
외현적 행동으로부터 정의적 특성을 추론하기 어렵다. |
다양한 상황에서 여러 번 관찰을 실시한다. |
관련 행동과 다른 행동을 구분하기 어렵다. |
명확한 조작적 정의를 내린다. 잘 훈련된 관찰자를 배치한다. |
|
관찰자가 관찰된 행동을 잘못 해석한다. |
잘 훈련된 관찰자를 배치한다. 복수 관찰자를 사용한다. |
|
자기보고법 |
평가대상자가 사회적 바람직성에 따른 응답으로 반응을 왜곡한다. |
적절한 실시 조건과 절차를 사용한다. 사회적 바람직성을 추정한다. |
평가대상자가 긍정지향성을 갖고 '그렇다' 쪽으로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 |
호의적 문항과 비호의적 문항의 비율을 맞추고 문항을 임의의 순서로 제시한다. 긍정지향성을 추정한다. |
정리해 보자면, 관찰법으로 제대로 평가하려면 정교한 평가 설계와 여러 명의 잘 훈련된 평가자가 필요합니다.
자기보고법으로 제대로 평가하려면 사회적 바람직성이나 긍정지향성 등 평가자 왜곡을 방지하는 설계를 바탕으로 적절한 절차에 따라 평가를 해야 합니다.
관찰법의 대표 사례인 인성면접으로 돌아와서 생각해 보면, 인성면접을 제대로 하려면 평가를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고, 바쁘신 면접관들을 충분히 훈련시켜야 합니다.
여기서 정교하게 설계한다는 것은 반복 관찰이 가능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함을 포함합니다. 충분히 훈련시킨다 하는 것 역시 충분한 시간 확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 기업 문화를 현실적으로 고려할 때 인성면접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만큼 면접관을 충분히 교육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지 인성면접을 표방한 면접 결과의 데이터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처참한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접 점수는 평가 항목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지원자의 인성검사 항목에서 외향성, 자신감, 리더십, 활력처럼 첫인상에서 쉽게 눈에 띄는 특성과의 상관을 보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인성면접은 대개 ‘인상면접’이 되고 맙니다. 실제로 어떤 기업에서는 이런 통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그동안 임원들이 하던 인성면접을 철폐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자기보고법을 활용한 가장 대표적인 도구가 인성검사입니다. 좋은 인성검사는 자기보고법의 문제점을 극복할 다양한 장치를 갖추고 있습니다.
회사가 적절한 절차만 지켜준다면 제대로 설계되지 않은 면접, 제대로 훈련 받지 않은 면접관이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믿을 만한 평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BSC는 고객사 채용담당자에게 인성면접을 잘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늘 강조 드립니다.
충분한 리소스를 투입할 재무적, 기업문화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차라리 인성면접에 들이는 투입을 최소화하고 대신 인성검사를 잘 활용하는 것이 백 번 낫습니다. 많은 데이터가 이런 결정을 지지합니다.
가끔 고객사 담당자 분들에게 우스개 삼아 이렇게 말씀드리곤 합니다.
“잘 고른 인성검사 하나, 열 면접 안 부럽다.”
(최종 검토: 박진아 선임연구원)
이미지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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