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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가 먹힙니다. 자신감 있게 하세요!
-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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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면접은 자신감"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저희가 실제 면접전형 데이터를 분석해 봐도 자주 확인됩니다. 사전에 교육받지 않은 면접관의 면접 점수는 지원자의 자신감, 사교성 등 외향성 요인과 강한 상관을 보입니다. 반면, 제대로 교육받은 면접관의 점수는 지원자의 성실성이나 정서적 안정성, 아니면 일반인지능력과 강한 상관을 보입니다.
자신감이 사람을 현혹한다는 연구를 살펴 보겠습니다. 먼저 앤더슨, 브리옹 등의 연구입니다.
Anderson, C., Brion, S., Moore, D. A., & Kennedy, J. A. (2012). A status-enhancement account of overconfide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103(4), 718–735.
자신을 남들보다 낫게 여기는 과도한 자신감(overconfidence)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전 연구들은 높은 자존감 동기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이 논문에서는 과도한 자신감이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키는지를 검토했습니다. 이를 위해 여섯 가지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구 1-3은 자연적 상태나 실험 조건에서 과도한 자신감이 단기으로나 장기적으로 그룹에서 더 높은 사회적 지위로 연결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연구 4는 브런즈윅 렌즈 분석(Brunswik, 1956)을 적용했는데요, 과도한 자신감이 다른 사람들에게 유능하게 보이게 하는 행동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 5와 6은 지위에 대한 욕구를 측정하고 실험적으로 조작을 통해 지위 동기가 과도한 자신감을 촉진시킨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사람들이 우월감을 갖는 것은 그렇게 하는 것이 높은 사회적 지위를 얻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시사점이 있다고 합니다.
위 연구에서는 능력을 쉽게 측정할 수 있고 누구나 볼 수 있게 제시된 경우에도 사람들은 과도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사람을 실제보다 더 유능한 사람으로 인식한다는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한편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접수된 연구비 지원 신청서를 검토한 연구 결과도 재밌습니다. 2019년에 미국 경제 연구국에 Working Paper로 제출된 "Is blinded review enough? How gendered outcomes arise even under anonymous evaluation"이라는 제목입니다.
https://www.nber.org/papers/w25759
표면적으로 보면 여성지원자들이 재단의 연구비 지원 신청에서 의미 있게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평가자 특성, 제안 주제 등과 상관 없이요.
그런데 말입니다. 제안서의 제목과 설명 등 텍스트 기반 측정치를 조절하면 성별 점수 격차가 의미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체적으로 넓은 의미의 단어와 좁은 의미의 단어를 쓰는 데 있어 강한 성차가 나타났습니다. 이는 의사소통 스타일의 차이가 성별 점수 차의 주요 원인이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그런데, 텍스트 기반 측정치가 심사위원의 평가 점수는 잘 예측했지만, 실제 사후 혁신적 수행도 잘 예측하지는 못했다는 점이 재밌습니다. 여성 지원자는 제안서가 수용되면 실제로 남성 지원자들보다 잘 수행해 내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글쓰기와 의사소통에서 성별 차이가 과학과 혁신 평가에서 성별 격차의 중요한 요인을 드러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논문 내용이 어렵죠? 쉽게 설명 드리면 이런 내용입니다. 자기가 제안하는 연구가 폭넓은 영향력을 분명하게 미칠 거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 제안서가 연구비를 많이 지원받았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연구의 영향력을 좁은 범위로 한정하고 신중한 입장에서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해 설명한 제안서는 심사에 불리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연구 품질에 있어서는 강력한 주장을 내세운 연구자와 좁은 범위의 기술적 설명을 내세운 연구자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이걸 성별로 보자면 대체로 여성들은 신중한 어투로 근거를 솔직하게 제시하는 편이었고, 남성들은 엄청난 연구를 확실하게 할 수 있을 것처럼 강하게 썼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런 과도한 자신감 덕분에 남성들이 제출한 제안서가 더 많이 채택되었다는 것입니다.
제안을 심사한 평가자들이 아마추어여서 그랬을까요? 일부 아마추어도 평가자 풀에 포함되었을 수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제시한 다양한 제안들을 다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자가 구성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니까 어디서 무엇을 제안하든지 되도록이면 자신감 있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면접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글: 비에스씨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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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비에스씨 공식블로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bsc_hr/223175212195